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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급여 식대 4130원, 자장면·백반 50~60% 수준 불과"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병원계가 건강보험 60%대 수준인 의료급여 식대 수가 개선을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병원협회는 의료급여 식대 수가 개선을 담은 건의서를 복지부에 전달했다.의료계에 따르면, 병원협회는 29일 의료급여 식대 정액수가 개선을 담은 건의서를 보건복지부에 전달했다.앞서 복지부는 7월부터 의료급여 일반식을 4130원으로 조정한 고시를 개정 시행했다. 이는 기존 식대보다 230원 인상된 수치이다.건강보험 환자의 일반식 식대(종합병원 기준)는 6060원으로 의료급여 4130원은 건강보험 식대 수가의 68% 수준이다.병원계는 의료급여 환자와 건강보험 환자에게 동일한 식사를 제공하는 구조에서 현저히 낮은 의료급여 식대 수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국민들의 주요 외식 품목 올해 평균가격인 자장면 6223원과 비빔밥 9538원, 김치찌개 백반 7308원 등과 비교해도 50~60%에 불과한 셈이다.병원협회는 건의서를 통해 의료급여 수가의 기준 항목을 삭제하고 건강보험과 동일한 입원환자 식대 기준 적용을 요구했다.또한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조정기전 도입 그리고 영양사와 조리사 등 의료급여 식대 수가 가산 인정을 주문했다.협회 측은 "의료급여 정액 식대 개선을 위한 정부의 예산편성은 없었다. 최근 20년간 식대 인상을 위한 예산편성은 4회에 불과했다"면서 "2018년부터 건강보험 식대와 동일한 수준 단계적 인상을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못했다"고 말했다.병원협회는 국회와 복지부 등을 통해 의료급여 정액수가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022-07-29 12:01:12병·의원

"개원의 통제하려는 교수들, 복지부 취직하라"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현재 수가서 질 관리 주장은 자장면 값으로 호텔급 요리 요구하는 격이다. 일개 학회가 나서서 마치 완장을 찬 듯 질 관리를 운운해선 안 된다." 대한의원협회(이하 의원협회)가 최근 대한심장학회(이하 심장학회)가 비의사 보조 인력과 검사시행기관에 인증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에 대해 17일 성명서를 통해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심장학회는 향후 심초음파 급여화로 인해 오남용이 우려되고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검사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비의사 보조 인력과 검사시행기관에 인증 제도를 확대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의원협회는 "급여화 이후 초음파 증가비율은 상급병원이 5.8%인 반면 의원은 4.1%로 오히려 상급병원의 초음파 증가비율이 더 크다"며 개원의를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 여기는 일부 학회 교수들의 시각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한 "의료행위에 대한 질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이러한 주장이 일부 학회교수들에게서 나온 점을 납득할 수 없다"며 "정부가 아닌 일부 학회 교수들이 나서서 동료의사들을 평가하고 관리하겠다는 주장은 병원 경영자와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습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현 수가에서 질 관리를 말하는 것은 자장면 값으로 호텔급 요리를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의원협회의 아직이다. 아울러 의원협회는 개원들이 일부 학회 교수들의 통제 및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의원협회는 "의료 질 관리를 위해서는 적정수가의 보상이 필수적이고 질 관리의 방법에 대해서도 개원의가 참여하는 공식적인 논의기구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일개 학회가 나서서 마치 완장을 찬 듯 질 관리를 운운하면 안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의원협회는 "대다수 선량한 교수들이 학술연구와 교육에 매진하고 그에 대한 학문적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며 "다만 개원의를 통제하고 관리하려는 일부 학회 교수들은 교수직을 사퇴하고 복지부에 취직할 것을 권고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끝으로 의원협회는 심장학회의 행보와 관련해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원협회는 "개원의들에 대한 일부 학회 교수들의 월권과 통제 및 관리행위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교수라는 직함으로 개원의를 통제하려하고 의원급 의료기관 의사들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2018-10-17 10:44:45병·의원
현장

큐대 들고 모인 개원 의사들 "재미는 당연 봉사는 덤"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현장=서초구의사회장배 메디칼타임즈 당구대회| 본격적인 가을을 알리는 9월의 첫 날. 논현동의 한 당구 클럽에 심상치 않은 포스의 중년들이 모여들었다. 입구를 열고 들어오며 반갑게 인사하는 그들이 서로를 부르는 호칭은 '아이고 원장님'. 가깝게는 논현동에서 방배, 서초, 멀게는 강동구에서 모여든 그들의 명함은 각자 달랐지만 호칭은 동일했다. 우리가 진료실에서 만나는 바로 그 원장님들이었다. 행사의 시작은 4시. 참석자 등록도 3시 반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오전 진료를 마친 그들의 마음은 바빴다. 이미 2시경부터 삼삼오오 짝을 이뤄 당구 클럽에 입장하기 시작했고 몸을 풀어야 한다며 다들 팔을 걷어 붙이고 당구 테이블의 결을 읽기 시작했다. 오늘의 타이틀은 '서초구의사회장배 메디칼타임즈 자선 당구대회'. 서초구의사회가 주최하고 메디칼타임즈가 주관해 자선 기금을 모아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의 김장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행사였다. 그러한 의미를 기꺼이 받아들여서였을까 일부 원장들은 도착하자 마자 모금함을 찾아 '선기부'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행사가 시작하는 4시가 가까워오면서 이미 당구장의 당구 테이블은 빈 곳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어떤 원장은 개인 큐대를 가져와 주위의 시선을 모았고 구력이 500이라고 밝힌 원장의 한큐 한큐에는 사람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본격적인 행사는 민경협 서초구의사회 총무이사의 사회로 시작됐다. 간단한 행사의 취지를 설명한 뒤 고도일 서초구의사회장의 개회사로 이날 자선 당구대회의 막이 올랐다. 고도일 회장은 "서초구에도 홀로 겨울을 보내야 하는 홀몸 어르신들이 아직도 많다"며 "환자를 생각하듯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회원들과 이러한 뜻깊은 행사를 마련하게 돼 기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오늘 메디칼타임즈와 함께 마련한 이번 행사에 모인 기부금은 이러한 분들의 김장 봉사 비용으로 쓰일 것"이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함께 이웃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자"고 당부했다. 이어지는 행사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당구지수 500의 양주민 원장이 진행했다. 비록 이제 걸음마를 떼는 당구지수 30부터 프로 반열에 오른 500까지 다양한 당구인들이 모였지만 그들에게 승패는 큰 의미가 없었다. 자칫 승부욕이 커져 혹여 갈등이 일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그들은 멋진 샷이 나오면 다같이 박수로 축하했고 설사 실수가 나와도 함께 안타까워 하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경기 시간은 공식적으로 30분. 그 안에 승부가 나지 않으면 승자를 가리기 위한 룰이 있었지만 그마저도 무의미했다. 그들은 서로 승자를 양보했고 경기는 너무나 매끄럽게 진행됐다. 특히 경기가 끝났어도 아쉬움이 남는 듯 옆 테이블에서 경기가 벌어지는 동안에도 예선에서 탈락한 원장들끼리 짝을 이뤄 빈 테이블에서 친선 경기를 이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우리끼리 치는데 잘 치고 못 치고가 어디있어요. 다같이 즐겁게 어울리는거죠. 상품이 탐나기는 하지만 선배님들도 많이 계시고 오랜만에 다들 얼굴 보니 욕심이 많이 버려지네요." 당구지수 500을 자랑하는 최고수 양주민 원장의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당구대회에는 30대 원장부터 60대 원장까지 어울리며 유쾌한 승부를 이어갔다. 준결승까지 마친 시각. 이미 시계는 6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마치 예상이나 한듯 당구대회에 참여 신청을 하지 않은 원장들도 당구클럽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자장면 먹으러 왔어 나는." "기부금 냈으니까 자장면 먹어도 되지?" 비록 당구를 치지 못해 대회에 참여하진 못했지만 행사의 의미에 동참하기 위해 자리한 서초구의사회 회원들이었다. 그들은 자리하기 전에부터 기부금함에 기부금을 넣으며 기부했으니 자장면을 내놓으라는 우스갯 소리로 한바탕 웃음을 이끌었다. 당구장은 자장면. 비록 자선 당구대회지만 이 공식을 벗어날 힘은 없었다. 슬슬 배가 고파오는 시간 결승전 경기만을 앞두고 중국집 배달부 4명이 자장면 통을 들고 당구장에 들어왔다. 당구 테이블 앞에 놓인 간이 테이블에 자리한 원장들은 삼삼오오 모여 자장면 그릇을 돌리며 옛 추억을 회상했다. "아 옛날엔 당구 치면 먹는 자장면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큐대 세워놓고 자장면 먹는게 한 20년 됐나 모르겠네." "옛날엔 자장면이 1000원이었는데." 이처럼 멀게는 수십년전 기억을 끄집어 내며 그들은 당구장과 자장면의 옛 추억을 공유하며 자장면 그릇을 비워갔다. 마침내 시작된 결승전. 아마추어 리그와 프로 리그 두 리그로 시작된 결승전은 결승전답게 순식간에 결판이 났다. 경기 시간을 30분으로 정했지만 결승에 올라온 고수들답게 제 시간 안에 모두 타수를 끝내며 승부를 마무리 지은 것이다. 특히 프로 리그 결승에 올라선 양주민 원장과 권교선 원장은 막판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을 펼치며 단 1점 차이로 승부가 갈려 수많은 갤러리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림같은 마무리 점수로 끝을 낸 프로 리그 결승은 결국 구력 500점의 양주민 원장에게 돌아갔다. 그는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메디칼타임즈상' 와인셀러를 받고 V자를 그려 보이며 기쁨을 표시했다. 아마추어 리그 우승도 이경상, 이성윤 원장의 접전 끝에 이성윤 원장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부상으로 상품권을 받았다. 이어지는 경품 추첨도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추첨 공에 아마추어 리그 우승자인 이성윤 원장의 이름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성윤 원장의 양보로 결국 재추첨을 진행했고, 경품인 서초구의사회장상 로봇청소기는 박창수 원장에게 돌아가며 행사의 막을 내렸다. 특히 행사 마지막에는 서초구의사회 전 회장인 구현남 원장이 깜짝 방문해 기부금을 전달하면서 회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고도일 서초구의사회장은 "대회 내내 당구 클럽에서 웃음 소리가 끝이지 않는 것을 보면서 회장으로서 너무 기쁘고 감사했다"며 "앞으로도 회원들과 재미와 친목을 도모하면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는 행사들을 만들어 모두가 함께 하는 서초구의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행사 마지막. 대다수의 회원들이 돌아간 뒤 놓여진 모금함에는 5만원권 지폐가 쌓일 만큼 상당한 액수의 기부금이 모아져 있었다. 나이와 승패를 떠나 서초구의사회로 함께한다는 의미를 기뻐하며 그 기쁨을 기부로 모아가는 그들에게서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향기가 새어 나왔다.
2018-09-04 12:00:58병·의원

"문케어, 국민·의사에게 일반 자장면만 먹으라는 정책"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문케어는 보완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안된다. 의사들에게 불만을 갖게 하면 결국 환자들에게 피해가 이어진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명수 위원장(63, 자유한국당, 충남 아산시갑)은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현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신임 이명수 보건복지위원장은 충남 아산 출생으로 성균관대 행정학과 졸업 후 행정고시 22회로 충남 법무담당관, 금산군 군수,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충남도청 행정부지사, 건양대 부총장 등 정통관료 출신의 3선 국회의원이다. 이명수 위원장은 현정부 건강보험 보장성 정책 관련, "문케어는 보편적 복지다.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보건복지 분야는 선택과 보완으로 할 부분이 다르다. 문케어는 선택의 입장에서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의원실로 한 민원이 왔다. 민원인은 형편이 어려운 사람으로, 병원비를 줄여달라는 내용이었다"면서 "문케어 취지는 돈이 없어 병원 못가는 사람들을 없애자는 목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명수 위원장은 "돈 많은 사람들의 의료비를 굳이 깎아줄 필요가 없다. 100만원이 없어 꼭 필요한 수술을 못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돈 있는 사람들은 원하는 만큼 진료를 추가 지불로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문케어 문제점을 음식에 비유하며 정책 보완을 재차 역설했다. 이명수 위원장은 "자장면은 여러 종류가 있다. 문케어는 여러 가지 자장면 중 일반 자장면만 먹게 하는 것이다. 돈을 많이 내고 삼선자장면을 먹고 싶고, 의사 판단도 해당 환자에게 삼선자장면이 맞는데도 하나의 자장면만 먹으라는 의미다"라고 꼬집었다. 하반기 국회 복지부 첫 업무보고를 진행 중인 이명수 위원장. 그는 특히 "정말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은 받지 못하고, 치료가 불필요한 사람들이 의료를 남용하는 지금의 형태를 문제가 있다"면서 "의사들에게 불만을 갖게 하는 정책은 결국 모든 문제가 환자들에게 이어진다"며 전문가 의견을 존중한 정책 수정을 촉구했다. "지속가능한 보건복지 정책 수립해야…메르스 사태 후 달라진 게 없다" 관료 출신인 이명수 위원장은 "복지국가로 가는 것은 맞지만, 정권에 따라 정책과 제도가 좌지우지되면 안 된다"며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이 정치인들의 말에 휘둘려 없던 것을 만들고, 있는 것을 없애면 안 된다. 중장기 계획을 세워 지속 가능한 보건복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위원회 수장으로 보건의료 관련 제도와 법 재정립을 예고했다. 이명수 위원장은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보건의료 기준을 제대로 잡고 가야 한다"면서 "메르스 사태를 예로 들면, 질병관리본부 직급만 차관급으로 올라갔을 뿐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다. 제19대 국회에서 희귀난치질환 관련법을 통과시켰는데 지금까지 그대로이다"라며 안일한 정부 정책을 질타했다. 그는 또한 동료의원을 겨냥해 "지금 상임위에 법안이 쌓여 있다. 국회의원들의 법안 발의와 심의는 권한이자 의무"라고 말하고 "법안 하나에 많은 이해관계가 있다. 의원들이 자기 일이 바쁘다고 가버려 법안소위가 정원 부족으로 취소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적극적인 소위원회 참여를 주문했다. 관료 출신인 이명수 위원장은 문케어 문제점을 강도높게 지적하며 제도보완을 주문했다. 이명수 위원장은 "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과 공무원 증원도 필요하다. 전반기 행안위에서 활동할 때 복지부 복수차관제 법안도 발의했는데 아직 계류 중"이라며 제19대 이어 복수차관제 도입 소신을 고수했다.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 필요…법안소위원회 공개 못할 이유 없다" 그는 "보건복지위원장은 심판자 위치다. 내년도 국가 예산 150조원 중 보건복지가 30%를 차지한다"며 "보건복지위원회를 한번 경험했고, 국민 생활 전반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위원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명수 보건복지위원장은 "제19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법안심사소위원장을 하면서 법안 심사 과정을 공개했다. 외부에 숨길 게 없다"고 전하고 "의사협회 회장과 홍준표 전 대표의 협의가 있었다고 해서 당 차원에서 이어갈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2018-07-30 06:00:58정책

|칼럼| 비급여 전면 급여화를 반대하는 이유

메디칼타임즈=메디칼타임즈 조금 식상한 비유지만 중국 음식점의 예를 들어보겠다. 한 그릇 만드는데 원가가 4000원인 자장면에 이익을 남기려면 5000원은 받아야 한다(본전 장사를 할 수는 없으니까). 주변에 경쟁 업소가 많다면 4500원만 받을 수도 있고, 맛집으로 소문나 손님들이 몰려든다면 6, 7000원을 받을 수도 있다. 그걸 결정하는 것이 시장(市場)이다. 그런데 어느 날 정부가 명령을 내려 물가안정 차원에서 '국민음식'인 자장면 값을 원가의 75%인 3000원만 받으라고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다른 보상 기전이 없다면 몇 달 못 가 전국 중국음식점은 다 문을 닫게 될 것이다. 그래서 생긴 것이 예외다. 자장면은 국가에서 고시한 금액 이상으로 받을 수 없지만, 군만두나 탕수육 가격은 알아서 받으라는 거다. 이쯤 되면 눈치 챘겠지만 이것이 대한민국 의료제도, 국민건강보험의 작동 원리다. 수년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대가치연구개발단 연구 결과에 의하면(의사 단체가 연구한 게 아니다) 대한민국 의료수가는 원가(原價)의 70% 정도라고 한다. 이후 몇 년이 지났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의사들이 이 자료를 근거로 수가를 올려달라고 주장하면 보건의료 관련 '시민 없는' 시민단체들이 앵무새처럼 주장하던 얘기가 "원가가 70%라면 어떻게 병의원들이 생존할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을 강제당한 중국음식점이 생존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박리다매(薄利多賣)다. 하루에 30그릇정도 자장면을 만들 때 원가가 4000원이라면, 80그릇 정도 만들면 원가가 3000원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뜻이다. 대신 주방장은 하루 종일 땀을 뻘뻘 흘리면서 팔이 빠져라 반죽을 쳐야 한다(면을 뽑는 기계를 사면 편하지만 정부에서 그 기계 값을 대어주지는 않는다). 또 가격이 싸고 손님이 느는 대신 서비스는 엉망이 된다.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실내는 지저분해지며 물이나 반찬은 셀프다. 둘째는 군만두, 탕수육이다. 정부가 가격을 강제하지 않은 메뉴를 파는 것이다. 자장면을 팔아서 밑지는 것을 군만두, 탕수육을 팔아서 그 마진으로 메우는 거다. 예컨대 원가가 3000원인 군만두를 4000원에 팔고, 원가 8000원인 탕수육을 1만원에 파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두 가지 편법을 동원한다고 해서 중국음식점들이 번창하는 건 아니다. 음식점 업주의 투자나 노력에 대한 보상도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 무엇보다 업주를 화나게 하는 것은 정부가 가격을 통제할 뿐, 정부 정책을 믿고 따르다가 망하는 가게들에 대해서는 전혀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듯 고생하는 중국음식점 업주들에게 더욱 황당한 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에게 더 나은 식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는 군만두나 탕수육도 정부가 정한 가격을 받으라고 한다는 것이다. 일부 음식점들이 손님에게 '지나치게 높은' 군만두나 탕수육 가격을 받고 있다면서 말이다. 그러면 정부가 과연 군만두 4000원, 탕수육 1만원을 받으라고 고시할까? 짐작하는 대로, 지금 자장면 값처럼 원가 3000원인 군만두는 2000원, 원가 8000원인 탕수육은 6000원만 받으라고 강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나마도 하루에 몇 그릇 이상 팔지 말라고 해서 박리다매 경영도 어렵게 하고, 몰래 몇 그릇 더 팔았다가 단속에 걸리면 즉시 문을 닫게 될 것이다. 1977년 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된 이래, 지난 40년 동안 단 한 번도 원가에 맞는 의료수가를 인정해주지 않았던 정부가 하루아침에 개과천선 해서 병의원들이 먹고살만한 수가를 매겨줄 것인가. 시쳇말로 한두 번 속으면 속인 사람이 잘못이지만 여러 번 속으면 속는 사람이 잘못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만큼 당해왔으면 이젠 학습효과가 있어야 할 게 아닌가. 정부가 이번 '비급여 전면 급여화' 과정에서 원가 이상의 수가를 절대로 인정해주지 않을 거라는 증거는 또 있다. 가장 결정적인 증거이기도 한데, 그럴만한 돈이 애당초 없다는 거다. 지금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인구고령화와 신약/신의료기술 증가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은 자연증가분을 감당하기도 벅차다. 올해 초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내년부터 건강보험 당기수지는 적자로 전환될 예정이고, 작년 52조원이었던 건강보험 지출이 -현재의 보장률을 유지한 상태로도- 매년 8% 이상 증가해 2025년에는 무려 111조원이 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에 발표한대로 5년 내 건강보험 보장률 70% 달성이나 비급여 전면 급여화를 강행할 경우 문재인 정부가 공언하는 '보험료나 세금을 올리지 않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좀 전에 들어온 손님이 만원짜리 한 장 던지면서 탕수육 하나, 자장면 두 개를 갖고 오라고 한다. 뻔히 적자 나는 것을 알면서도 팔고 망할 것인지, 아니면 그 돈으로는 음식을 못해드리겠다고 용기를 내어 말할 것인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 *외부 필자 원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17-08-14 12:00:55병·의원

"진단서 쓰지말라는 법안" 복지부 홈페이지 도배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진단서 등 제증명 수수료 상한금액 설정을 놓고 의료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주목된다. 28일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공지된 '의료기관 제증명수수료 항목 및 금액에 관한 기준' 고시 제정안에 대한 의료인들의 반대의견이 급격히 증가했다. 오전 11시 50분 현재, 전체 152개 의견 중 찬성은 1개에 불과하고, 반대는 143개에 달했다. 복지부 행정예고가 전날(27일) 이뤄졌다는 점에서 하루 사이 일방적 규제에 대한 의료인들의 거부감을 드러낸 셈이다. 찬성 의견을 제시한 'r01****' 씨는 "이 고시에 적극 찬성한다"고 전제하고 "궁금한 점은 과연 공무원들은 이것이 올바른 것이라는 생각으로 정했을까, 아님 위에서 시키니 어쩔 수 없이 하는 걸까"라면서 "공무원들이시여, 국가의 일을 한다면 모름지기 영혼을 가지세요"라고 꼬집었다. 의료인들이 작성한 것으로 예상되는 반대의견은 정부의 규제 일변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하늘보기' 씨는 "재고의 가치가 없는 발상이다. 진단서는 환자이 과거와 현재 상태 뿐 아니라 향후 전망까지 의사가 심사 숙고해 발행하는 서류이며 이후 법적인 문제까지도 책임을 질 수 있는 중요한 서류"라면서 "수가를 하나로 정하겠다는 것도 문제가 있고, 전문가 의견을 일률적으로 재단하겠다는 생각 자체도 말이 안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하루 사이 복지부 홈페이지에 제증명수수료 고시안을 반대하는 의견이 급증했다. 반대 글 일부 내용 캡쳐. '슬픈 악마' 씨는 "현실에 맞지 않은 금액이다. 의사들의 책임 하에 쓰는 서류가 보험회사를 위한 서류 비용인가, 환자들 편의만 봐주는 서류비용인가"라고 반문하고 "의사의 책임비용으로는 너무 불합리적인 정책"이라고 질타했다. 'cathexis9' 씨는 "의사들에게 진단서나 소견서를 쓰지 말라고 하는 듯한 법안"이라고 지적하고 "의료수가가 원가의 80% 미만이라는 것은 많은 정치인들이 인식하고 있다. 의사들에 대한 평가절차 이제 제발 그만하라"며 복지부를 다그쳤다. '데니' 씨는 "전형적인 인기영합적인 정책이다. 시골장터 자장면 값과 신라호텔 자장면 값이나 통일하시지 그래요"라고 전문가 가치를 무시한 정부를 꼬집었다. 의료인들이 반대 의견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복지부가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어떤 개선방안을 내놓지 이목이 집중된다.
2017-06-28 12:00:50정책
기획

개원가와 경쟁하는 보건소 '왕진' 중심 기능전환 어떨까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보건의료 정책 공약 특별 대담| |특별취재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대표적인 정책 공약 중 하나가 일차의료특별법 제정. 메디칼타임즈는 서울대병원 권용진 교수(공공의료사업단 정책담당), 의사협회 서인석 보험이사, 대한전공의협의회 기동훈 회장과 더불어민주당 조원준 보건복지 전문위원을 초청, 특별대담을 통해 특별법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 것인지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담자들은 일차의료특별법 논의와 함께 동네의원을 위협하는 보건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도 열띤 논쟁을 벌였다. 일차의료특별법,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 진행: 새 정부가 제시한 공약 중 일차의료특별법이 눈에 띈다. 현재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은 상태인 만큼 어떤 내용을 담으면 좋을지에 대해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의사협회 서인석 보험이사(이하 서): 지금까지 일차의료의 구조적 측면에 대해 논의를 해왔다면 앞으로는 기능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가령, 일차의료기관이라 함은 이러저러한 것을 해야한다는 내용을 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한국은 결핵 사망률이 높은 국가다. 결핵 등 감염병 질환 관련 정부의 백신접종 사업 등이 역할 중 하나가 돼야 한다고 본다 의사가 돈을 보고 움직이지만 의사에게 주는 돈이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정부도 예산을 지출할 수 없을 것이다. 정책 추진 초반에 '만성질환 관리했더니 합병증이 줄더라' '예방접종 사업했더니 보건소가 아닌 가까운 병원을 이용해서 좋더라'라는 등 국민들의 반응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일차의료기관의 역할이라고 본다. 취약지 일차의료는 야간진료, 왕진 및 방문진료 지원 등 기능별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만약 하루 방문진료 했을 때 수익과 하루종일 진료했을 때 수익이 같거나 높다면 각 의료기관들은 지금과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서울대병원 권용진 교수(공공의료사업단 정책담당, 이하 권) : 개인적으로 지역의사회라는 자발적 거버넌스가 없이는 동네의원이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본다. 내부적으로 거버넌스를 못 만들면서 문제가 되는 의사를 잡아내는 것도 어려운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역의사회가 스스로 거버넌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일차의료특별법에도 커뮤니티 개념의 지역의사회를 지원하는 방안이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이와 함께 의료취약지에 개원하는 동네의원은 초기정착금을 주던지 정부 땅을 임대해주는 등 정부차원의 지원을 통해 취약지에도 동네의원이 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 즉, 취약지 일차의료기관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건강보험공단 산하 병원을 짓는 것보다 차라리 건보공단이 빌딩을 사고 그 곳에 동네의원을 입주시켜주면 좋겠다. 그리고 의원간 협진체계를 만들어주면 메디컬빌딩의 새로운 개념이 될 것이다. 특별법을 통해 의원간 장비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등 일차의료 생태계를 조성하는 인프라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 다만 동네의원도 의료 질에 대해 냉정해져야 한다. 얘기인 즉, 동네의원의 수술방에 대한 감염관리에 대해 신뢰할 수 있게 해줘야한다. 적어도 수술방에서 자장면 먹는 현실을 얘기하면서 정부 지원을 주장할 순 없으니 말이다. 전공의협의회 기동훈 회장(이하 기): 나는 공정성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국가적으로 의료취약지가 있는 것은 인정하고 이곳에는 보건소가 진료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보건진료소, 보건지소 설립 기준을 명확하게 해야한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동네의원은 보건소와의 불합리한 경쟁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의사들에게 의료취약지에 가라고 얘기하기 전에 제도적 공정성을 담보해줘야 할 것이라고 본다. 보건소 기능, 어디까지가 적절한가 진행: 갑자기 논의가 보건소 역할 및 기능에 대한 부분으로 흘렀는데 보건소에 대한 동네의원의 불만이 상당하긴 한 것 같다. 기: 보건소에서 당뇨, 고혈압 진료를 하고 있는데 이는 불합리하다는 얘기다. 젊은의사들은 왜 우리가 보건소와 경쟁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마치 국가와 기업이 경쟁하는 꼴 아닌가. 수가는 정부에서 통제하고 있으니 게임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경쟁이 안되는 구조이다보니 스스로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권: 제도는 모든 국민을 만족시킨 적이 없으니 늘 불합리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계속 변화한다고 본다. 그런데 의료계가 제기한 문제를 들어보면 본인들이 기대하는 경제적 수준을 채우면 모든 불합리가 사라진다. 하지만 정부가 의사들이 원하는 경제적 기대치를 달성시켜줄 수 있느냐. 아마 어려울 것이다. 물론 제도적으로 불합리한 측면이 있지만 보건소의 환자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고,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의사 일자리가 늘어날 것인지는 의문이다. 기: 그렇지 않다. 지방에 근무 중인 공중보건의사 얘기를 들어보면 생각보다 심각하다. 의료기관 인근에 보건소가 들어오면 일차의료기관 싹 망한다고들 한다. 하루에 30~40명씩 진료를 하는데 보건소 기능이 진료인지 묻고 싶다. 당초 예방적 기능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본다. 서: 보건소 문제는 지자체 장의 전시행정이라고 생각한다. 기능이 소실됐음에도 사라지지 않는 문제다. 권 교수가 말했듯 시장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수 있지만 이 때문에 불합리한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게 사실이다. 권: 보건소에 대한 동네의원의 저항감은 잘 모르겠지만 한국의 보건소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의료서비스와 규제 기능을 모두 갖고 있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A보건소는 환자진료를 함과 동시에 인근에 B의료원의 문제점을 지적, 행정처분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의료계와 친하게 지내기 어렵다. 대만의 경우 동네의원의 규제기능을 시청에 맡기고, 보건소는 의료서비스만 하다보니 협진이 가능해졌다. 개인적으로 보건소의 의료서비스는 왕진에 국한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의료기관이 보건소에 왕진을 신청하면 보건소에게 실시하도록 하면 보건소도 제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동네의원과 싸울 일도 없을 것이다. 보건소의 기능을 전환하고 왕진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형성해주는 게 중요하다. 더불어민주당 조원준 보건복지 전문위원: 일차의료의 범위와 대상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 공공적 역할과 기능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보건소와 관련해선 중앙정부와 무관하게 지방정부 차원에서 더 잘 파악하고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실제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관계자가 거버넌스를 만들어 논의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 특별취재팀= 진행 및 정리: 이창진, 이지현, 박양명 기자/ 사진: 최선 기자
2017-05-30 05:01:59병·의원

상식 벗어난 '내시경 소독수가'

메디칼타임즈=좌훈정 어느 중국집에 누군가 나타나서 탕수육에 자장면, 짬뽕 등 2만원 어치 음식을 시켜 먹었다. 그리곤 나가면서 주인에게 천 원짜리 두 장을 던지며 말했다. “야, 이거면 됐지?” 아마도 그는 주인과 멱살잡이를 하거나 무전취식으로 경찰에 고발되고,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손가락질을 당할 것이다. 이런 자들을 가리켜 속된 말로 ‘진상’이라고 부른다. 진상이라는 단어는 우리말 사전에도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인터넷을 찾아보면 ‘상식을 벗어나는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행패를 부리는 사람’ 정도로 나온다. 최근 대한위장내시경학회는 제2차 상대가치개정안에서 내시경 소독 수가가 2천원 정도로 책정될 예정이라는 데 강하게 성토했다. 자체로 산출한 소독 비용 1만8천원의 십분의 일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회는 주방용 세제로 세척해도 그 이상 비용이 들 거라고 비판했다. 작년 다나의원 사태 이후 의료기관내 위생이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자, 보건 당국은 부랴부랴 이전까지 무시되었던 의료기구 소독 비용을 책정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의사나 전문 학회의 의견은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실제 비용을 무시한 채 생색내기 잔돈푼이나 집어던지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거론되는 2천원은 소독약 값조차도 제대로 안 되며, 심지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산출한 관행수가 6400원에도 훨씬 미치지 못한다. 이는 보건당국이 사회적 여론 때문에 내시경장비 소독 비용을 주지 않을 수는 없고, 그렇다고 실제 비용을 주기는 싫으니 가격을 후려치면서 그저 면피를 하는 것밖에는 안 된다. 의사들이 분개하는 이유는 정부가 항상 이런 식이었다는 사실이다. 어떤 검사의 수가는 1만원인데, 여기 필요한 1회용 기구는 2만원이어서 1회용을 사용하면 적자를 보고 재활용을 하면 불법이 되는 빼도 박도 못하는 식으로 항상 몰아넣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구 비용을 환자에게 별도로 받는 것은 (설령 환자가 원하고 동의한다고 해도) 임의비급여라고 해서 이 또한 불법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얼마 전 원주 모정형외과에서 일어났던 C형간염 집단감염이 1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서 그런 것이라고 속단한 보건복지부는 1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하여 환자에게 위해를 가했을 경우 의사면허를 취소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런데 원주경찰서의 수사 결과 주사기를 재사용 한 것이 아니라고 드러났음에도 보건복지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사태의 진실이 어떻든 간에 보건 당국은 의료행위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생각은 없고 오로지 규제와 처벌을 강화하여 의사들을 옥죌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의사들은 법규를 지키면 지킬수록 손해를 보고, 지키지 않으면 범법자가 될 처지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의사들은 양심에 따라 손해를 보고 있다. 정부는 이를 지켜보면서 꽃놀이 패라고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를 통해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 국민들은 이득을 보고 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국민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으며, 그렇게 남겨진 건강보험재정 흑자는 호화 사옥 등 엉뚱한 곳으로 줄줄 새고 있는 것이다. 말로만 듣던 중국집 진상 손님이나 일진 빵셔틀이 21세기 대한민국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계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건 정말 참담한 일이다. 한국의 건강보험제도를 벤치마킹 하겠다고 오는 외국 학자나 공무원들이 이런 진상짓을 배우고 가지나 않을지 걱정된다. ※칼럼의 내용은 메디칼타임즈의 편집방향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16-03-16 05:05:42오피니언

"직역 갈등 외면, 현안 매몰된 보건복잡부"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 "보건복지부가 현안에 매몰돼 조정능력을 상실했다. 갈등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은 국회 전문기자협의회와 신년 간담회에서 보건복지부를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충남 부시장을 역임한 관료 출신인 이명수 의원은 지난 1년 보건복지위 경험을 토대로 정무 감각을 상실한 복지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의원은 보건의료정책의 심각한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중장기적 전략과 비전이 부족하다"면서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눈앞의 현안과 과제만 매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복지부는 이해관계가 맞물린 단체가 유독 많은 부처로 일각에서 '보건복잡부'로 불리고 있다"고 전하고 "갈등 원인 상당수는 복지부가 가지고 있다. 문제는 갈등을 조정하는 노력이나 시스템, 시도가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례로, 요양보호사 100만명 구인난과 관련 "초기에 무족하다고 무조건 양성하더니 이제와 취업할 곳이 없다고 요양병원 인력기준을 늘려놓고 있다"며 "갈등이 생길 때마다 조정 없이 넘겨버려 직역 간 골이 깊어지고 더 커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의료인 등 전문가를 활용하지 않은 점도 개선할 사항으로 꼽았다. 이명수 의원은 "보건의료 정책 전문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있지만 정작 정책을 다루는 사람은 적은 것 같다. 복지부가 네트워킹을 통해 전문가를 활용해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수 의원은 국회 전문기자협의회(의약 8개 전문지)와 간담회에서 복지부 의료정책의 문제점과 의료현안 소신을 밝혔다. 의료계 현안 질문도 관료 출신답게 해결책을 제시하며 즉답 형식으로 거침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일반 자장면만 먹으라는 수가통제 개선 시급" 이 의원은 수가현실화 주장에 대해 "동의한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아야 한다"고 전제하고 "의사들이 좋은 치료방법이 있는데도 수가 때문에, 병원경영 때문에 다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명수 의원은 "일반 자장면과 삼선자장면, 해물자장면이 있는데, 무조건 일반 자장면을 먹으라는 식의 의료수가와 보험급여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보편적 의료에 선택적 의료를 가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가 주장하는 복수차관제 도입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구조개편도 공감했다. 그는 "복수차관제는 당연히 필요하다. 관련 법안도 발의할 예정이다"라면서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복지부장관에게 보건의료 질문을 하면 의료부서 실무자만 봐라본다"며 보건의료와 복지를 분리한 차관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명수 의원은 "문형표 장관은 개인적으로 훌룡한 사람이나 장관으로서 착한 연구원이다"라고 평가하면서 "정부조직법 발의도 하고 청와대에 건의도 할 계획"이라며 립 서비스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은 "현 건정심 구조는 문제가 있다. 공급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의견개진 할 수 있는 위원 구성 개선 주장에 동의한다"면서 "법안이 발의된 지 오래된 만큼 심의, 통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복수차관제 법안 발의 준비…토종 제약사 집중 육성해야" 제약산업 육성 방안에 대한 소신도 피력했다. 이 의원은 "국내에서나 큰 소리 치지 미국 회사와 비교하면 구멍가게 수준이다. 복지부가 당연히 키워야 한다"면서 "제약산업 육성방안이 너무 포괄적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은 연구를 위한 연구가 많다. 실용적인 연구를 해야 한다"며 "일례로 10억원을 지원해 성과가 없다면 절반은 회수하고, 성과가 났다면 생산비까지 지원하는 시스템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의약단체가 나무 보다 숲을 보는 거시적인 안목으로 청양의 해를 맞아 국민에게 더 다가가는 따뜻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법안심사소위원장인 그는 의약단체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가했다. 이명수 의원은 "지난해 경험에 비춰보면 일이 터지고 난 후 달려오는 직역단체들이 많다"고 지적하고 "국회의원이 보기 싫더라고 쳐다봐야 한다, 법안 통과 후 항의하는데 국회의원들은 의견수렴이 된 것으로 알고 심사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나무보다 숲을 봐달라고 당부하고 싶다"면서 "단기적 이익보다 길게 보고 필요한 연구와 투자를 해야 한다. 복지부에 끌려가기보다 의약단체가 환자를 위해 복지부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명수 의원은 끝으로 "올해는 청양의 해로 의사와 약사들이 국민들에게 더 따뜻했으면 한다"고 전하고 "복지부도 전문가들이 공부한 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통제적인 수가를 풀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2015-01-12 05:57:48정책
현장

그라운드 밖 또 하나의 선수, 아시안게임 의무실을 가다

메디칼타임즈=손의식 기자 지난 19일 인천아시안게임이 개막한 이후 각 국의 선수들은 저마다 그동안 닦아온 기량을 펼치며 개인과 자국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선수들 못지않게 매 경기 모든 순간에 눈을 떼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의료진이 가장 대표적이다. 아시안게임 의료지원팀은 모든 선수들이 최대한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또 만일 있을 부상에 대한 진료를 위해 선수 못지 않게 땀을 흘리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26일 여자하키 예선이 열리는 인천 선학하키경기장 의무실을 찾아 모든 경기 일정을 의료진과 함께 했다. ▲선학하키경기장 의무실을 담당하고 있는 병원은 '인천의료원'. 의무실은 구지회 외과과장과 간호사 등 인천의료원 지원인력 4명을 비롯해 보건소 지원요원, 물리치료사, 통역 자원봉사자 등이 지키고 있었다. ▲경기장 의무실의 역할은 경증환자 및 응급환자의 기본처치와 입원 및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후송 전 단계를 담당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후송을 위한 구급차가 경기장 앞을 상시 지키고 있으며, 의무실에는 장비와 의약품 등은 심장세동기, 파스나 두통치료제 등 일반상비약, 기본적인 전문의약품 등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처방이 필요한 환자를 위해 간단한 조제시설도 갖추고 있었다. ▲모든 환자에 대한 진료와 처방은 대회 조직위원회의 의무관리시스템에 의해 관리된다. 이 시스템을 통해 조직위는 경기 기간 중 모든 환자와 진료, 처방에 대한 데이터를 집계할 수 있다. ▲이날 첫 환자는 선수가 아닌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었다.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이 학생은 발을 헛딛어 넘어져 무릎에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었다. 관중의 부상진료도 의무실의 역할. 처치를 마친 여고생은 간단한 주의사항을 들은 뒤 친구와 함께 다시 관람석으로 향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선수만큼 중요한 인력 중 하나가 자원봉사자들이다. 자원봉사자들도 아프면 의무실을 찾는다. 통역을 맡고 있던 중년의 자원봉사자는 감기 증상을 호소하며 간단한 처방을 받았다. 이들의 건강은 원활한 경기진행을 위해 필수다. ▲이날 여자하키 예선은 유독 학생 관람객이 많았다. 절룩거리며 의무실을 들어온 이는 교복을 입은 중학생. 이 남학생은 관람석에서 친구들과 장난을 치다가 발을 삐끗했다. 처치를 받은 학생은 보호자의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경기 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경기는 중단됐어도 의료진의 발은 쉴 틈이 없다. 의무실로 돌아온 구지회 과장은 바지와 신발은 이미 비에 흠뻑 젖었다. ▲경기장에는 워낙 많은 이들이 있다보니 부상을 당한 이들도 각양각색이다. 손을 벤 여성 진행요원이 다녀가더니 이번엔 경찰이 들어온다. 이 경찰은 정강이에 상처를 입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다. 구 과장은 능숙한 손길로 소독과 연고를 바른 후 한마디 한다. "내무반 돌아가면 연고 잘 바르세요." ▲이번엔 한 미모의 여성 자원봉사자가 감기 증세로 목이 아프다며 의무실을 찾았다. 그녀의 직업은 실업팀 '하키선수'다. 비록 국가대표로 선발되진 않았지만 동료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씩씩하고 명랑한 성격의 그녀는 의료진과의 인증샷도 빼먹지 않았다. ▲이날 첫 외국인 환자가 의무실을 찾았다. 말레이시아 선수인 그녀는 생리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처방을 받은 그녀는 의료진의 친절함에 환한 미소로 답했다. ▲이날 경기는 모두 네 경기. 첫 경기인 카자흐스탄과 일본의 경기는 일본의 8대 0 대승, 두 번째 경기인 중국과 태국 경기는 중국의 5대 0 압승으로 끝났다. 세 번째 경기인 인도와 말레이시아의 경기는 전통의 강호인 인도가 6대 1로 이겼다. ▲마지막 대한민국과 홍콩의 경기는 오후 7시. 경기 시작 30분을 남기고 의료진도 저녁식사를 시작한다. 위생 상 의무실에서의 식사는 곤란하기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는 관람객 의무실에서 옹기종기 모여 자장면과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운다. ▲대한민국의 8대 0 대승으로 이날 경기는 모두 마무리됐다. 다행히 이날 경기에서 부상선수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기에서 이긴 후 밝게 웃는 대한민국 여자 하키선수들의 모습이 건강하고 아름답다. ▲비록 경기에서는 졌지만 최선을 다한 홍콩 선수들에게도 큰 박수가 쏟아졌다. ▲경기 내내 선수들만큼 긴장했던 인천의료원 구지회 과장도 이날 경기 일정이 끝나자 마음이 놓인다. 구 과장은 "경기장 의무실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경증환자와 응급환자의 기본적인 처치와 신속하고 적절한 후송이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하루종일 제자리를 지키고 있던 구급차가 눈에 들었다. "의무실에 환자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부상을 입은 선수들이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의무실이 한가한 것이 바람직하다"는 구 과장의 말이 떠오른다.
2014-09-29 05:50:36병·의원

"의료 전문가들 복지부 쪼아야 한다"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한 의대 교수는 행정안전부가 개인정보보호법을 만들 때 보건복지부의 역할이 미미했다고 강하게 비판. 그는 "개인정보보호법은 우리나라 현재 능력으로는 지킬 수 없는 법이다. 예외가 없기 때문에 자장면 집도 지켜야 할 판"이라고 지적. 이어 "의료 전문가들은 법 때문에 연구가 힘들다고 말만 하지말고 복지부가 예외규정을 만들 수 있도록 쪼아야 한다"고 주장.
2013-01-08 06:55:42

"의사는 땅 파먹고 사나" "과잉진료 인정 안했나"

메디칼타임즈=이창진 기자의료계와 정부가 포괄수가제(DRG) 당연적용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는 25일 오후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 라디오 '열린토론'에 출연해 포괄수가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재호 의무이사와 박민수 보험정책과장. 이날 토론회는 의협 이재호 의무이사, 윤용선 전문위원, 복지부 박민수 보험정책과장, 심사평가원 김선민 평가위원(의사) 등이 참여했다. 먼저, 의협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탈퇴 선언이 도마에 올랐다. 이재호 이사는 "건정심 탈퇴는 포괄수가제 강제시행과 별개의 문제"라고 전제하고 "복지부의 산하기관 인사가 포함된 현 건정심 인적 구조에서 의료계는 수적 열세에 밀려 의견을 내더라도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고 환기시켰다. 이에 대해 복지부 박민수 과장은 "의협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포괄수가제 반대입장을 천명한 후 24일 건정심에서는 제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며 의협의 태도를 꼬집었다. 박 과장은 "의료계와 학회 등과 30여 차례 논의한 수가를 최종 의결하는 순간 준비가 안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의협의 건정심 탈퇴를 비판하고 나섰다. 포괄수가제 보완책을 놓고도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윤용선 위원은 "의원급이 많이 참여하는 이유는 행위별수가와 포괄수가의 선택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전하고 "일례로, 맹장수술시 마취과 전문의 초빙료 문제나 난소 물혹이 발견돼 수술해야 하는 극단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평원 김선민 평가위원은 "난소 물혹 사례는 포괄수가에 이미 포함되어 있다"면서 "행위별수가 보다 낮은 포괄수가도 있으나 이 경우에는 평균치를 주고 있다"고 맞섰다. 박민수 과장은 "중증환자 문제점을 감안해 환자분류체계를 61개에서 78개로 세분화했다"며 "의료계가 걱정하는 수가인하도 연말까지 협의해 조정기전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재호 이사는 "78개 분류체계는 부족하다. 진료하는 의사의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의협과 복지부는 이날 100분간 열린 라디오 토론에서 포괄수가제에 대한 한치의 양보없는 팽팽한 입장을 보였다. 포괄수가제 7월 당연적용 시행에 대해서도 시각차가 뚜렷했다. 윤용선 위원은 "지난 2월 건정심에서 의협(전임 집행부)은 적정수가와 환자분류체계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건정심에 참여한 것만으로 제도시행에 합의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민수 과장은 "의협이 포괄수가제의 전제조건을 말한 것은 맞지만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안된다고 하면 어떤 일도 진행할 수 없다. 합리적인, 민주적 결정은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수가 공방도 이어졌다. 윤용선 위원은 "의원급은 85% 참여하고 있지만, 상급종합병원은 참여 안했다. 이는 경증환자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의미"라면서 "포괄수가제 강제적용시 사망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민수 과장은 "상급종합병원이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비급여 때문"이라면서 "포괄수가제로는 수입이 줄어들어 수지타산이 안 맞아 참여하지 않은 것"이라며 사망률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박 과장은 또한 "포괄수가제가 중증환자에게 위험한 것처럼 말하지만 이는 의사 윤리에 회의를 품게 하는 발언"이라며 "그럼, 포괄수가를 하는 외국의 중증환자는 모두 사망했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몰아세웠다. 윤용선 위원은 "원가에 못 미치는 현 수가로 자장면을 똑같은 3천원에 만들어내라고 하면, 원가절감 노력은 당연하다"고 말하고 "의사 윤리 문제를 제기했는데, 의사는 땅 파먹고 살고 무조건 자기 몸을 희생해야 하느냐"고 반격했다. 박 과장은 "의협 회장이 얼마 전, 의사들의 과잉진료를 반성한다고 말했다. 원가 미만이면 모든 의료기관이 문을 닫아야지, 어떻게 운영될 수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꼬집었다. 윤용선 전문위원과 김선민 평가위원. 포괄수가제 시행에 따른 재정절감 논란도 제기됐다. 이재호 이사는 "포괄수가제가 예산절감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은 외국 연구보고서를 통해 다 아는 부분"이라면서 "의료를 시장논리에 따르도록 하면 과잉진료는 감소할지 모르지만 필수진료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과장은 "예산절감이 목적이 아니다"면서 "의사와 환자의 신뢰가 형성돼야 수가를 원하는 만큼 인상할 수 있다. 포괄수가를 통해 의료의 적정성을 높여 보험료와 수가인상의 기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의협은 제도 보완을, 복지부는 의협의 건정심 참여를 촉구했다. 이재호 이사는 "정부가 포괄수가제의 순기능만 생각하고 있지만 제도에 함정이 있다"면서 "강제시행시 나타날 제도의 문제점을 반영하지 않은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면 박민수 과장은 "의협의 답답한 심정은 안다. 의견이 반영 안됐다고 뛰쳐나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다음주(30일) 건정심 회의에 참여해 달라"고 협조를 당부했다.
2012-05-26 07:00:52병·의원

"강아지 치료비보다 보험수가가 더 비싼 것은?"

메디칼타임즈=이인복 기자'강아지 치료비보다 사람 진료수가가 높은 항목은? 정답 : 없다' 열악한 의료 현실을 자조적으로 풀어낸 퀴즈가 한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에 연재돼 화제다. 턱없이 낮은 진료수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 지침을 풍자하는 퀴즈에 의사들이 공감을 표하고 있는 것. 이 게시물은 '의사들을 위한 의학상식'이라는 이름으로 현재까지 4회가 연재됐다. 주로 낮은 진료수가가 주제로 등장한다. 가령 '지난 2000년 2000원이던 자장면 값은 2009년 4000원으로 100% 인상됐다. 환자 초진료는 2000년 1만 2000원에서 2009년 얼마로 인상됐는가?'라는 퀴즈를 내고 정답으로 11930원 이게 말이 되나? 라고 비꼬는 식이다. 또한 '강아지 치료비가 사람의 진료수가보다 비싼 것은?' 이라는 문제를 내고 보기로 ①주사료 ②혈액검사비 ③심전도 ④분만비 등을 제시했다. 정답은 ⑧번 ALL이다. 이같은 퀴즈를 만들고 있는 인물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근무중인 스텝으로, 이러한 퀴즈 외에도 만평 등으로 의료 현실을 풍자하고 있다. 이런 퀴즈를 접한 의사들은 강한 공감을 보이며 게시물을 스크랩하고 있다. 실제로 모 의사는 "개원해야 알게 되는 킹 소스" 라고 표현했고 또 다른 의사는 "너무 어이없는 현실이지만 이런 얘기를 하면 아무도 안 믿는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또한 다른 의사들도 "그냥 웃지요"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니…"라는 댓글을 달며 쓸쓸한 현실을 자조하는 모습이다.
2012-01-18 12:10:38병·의원

아토피 외길 의사의 모진 시련과 행복

메디칼타임즈=안창욱 기자'임의비급여 법정 분쟁' 서울알레르기클리닉 노건웅 원장을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그러나 노 원장이 아토피 피부염과 식품 알레르기, 알레르기 면역치료 등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연구자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노 원장은 연세의대 본과 1학년 때부터 기초의학, 특히 면역학에 관심이 많았고, 당시 미생물학교실 이원영 교수를 찾아가 실험에 참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간청했다.   그는 "그 때 스승께서 연구의 기본 전제는 현재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하셨다"면서 "한 순간도 그 말씀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가 아토피 피부염의 면역기전을 규명하고, 진단 및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의대 4년간 면역학 연구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노 원장은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레지던트 2년차 때인 1998년 유럽면역학회 공식 SCI 학술지인 'Immunology Letter'에 가와사키 병을 모델로 한 면역조절기전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당시 연구 주제가 현재 세계적으로 관심을 갖는 면역조절 관련 세포일 줄은 몰랐다고 한다. 노 원장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삼성제일병원 전임강사로 근무하면서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 인터페론 감마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환자가 "삼겹살, 자장면만 먹으면 아토피가 생긴다"고 하자 그 때부터 음식과 아토피의 관련성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나갔다. 그는 삼성의료원 교수 전체 컨퍼런스에서 음식알레르기와 아토피 관련 데이터를 정리해 발표했다. 교수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세계적인 아토피 대가들이 하나같이 음식과 관련이 없다고 하는데 전임강사가 뭘 안다고 그런 황당한 주장을 펴느냐는 핀잔이었다. 하지만 노 원장은 연구를 계속했다. 결국 아토피 피부염에 인터페론 감마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료 가이드라인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제시한 논문을 'Allergy'에 게재했다. 이후 아토피 피부염의 유형에 맞는 치료제, 난치성 아토피 피부염을 유형화해 인터페론 알파에 의해 반응하는 아토피 피부염을 임상적으로 분류하고 진단, 치료하는데 성공했다. 이 논문 역시 2001년 'Cytokine'지에 실렸다. 이 외에도 아토피 피부염에서 식품알레르기가 중요한 원인의 하나라는 것을 규명했고, 세계 처음으로 인터페론 감마를 이용, 집먼지 진드기가 원인이 되는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해 'Cytokine'지에 발표했다. 세계가 인정한 연구업적, 한국은 부당청구 낙인 삼성제일병원 알레르기센터장으로 승승장구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센터를 폐쇄하고, 신생아실에서 근무하라는 통보가 날아왔다. 산부인과를 전문으로 하는 제일병원에서 알레르기 분야가 커지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표면적 이유였다고 한다. 그는 인사를 받아들이지 않고 사표를 던졌다. 아토피 정복이라는 꿈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 미시건대학 교환교수로 1년간 다녀 온 후 그는 압구정에서 서울아토피클리닉을 개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연구를 계속해 아토피 피부염에서 인터페론 감마를 이용, 식품알레르기의 관용유도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관용유도란 특정 음식을 섭취할 경우 아토피 피부염 증상으로 나타나는 식품알레르기를 1주일 정도 치료한 후 같은 음식을 먹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치료를 의미한다. 그는 이 연구에서 식품알레르기를 먹어서 치료하는 경구면역치료법을 TIFA(Tolarance induction of food allergy) 또는 SOTI(Specific oral tolerance induction)이라는 용어를 세계에서 처음 사용했다. 이 용어는 현재 식품알레르기를 치료하는 표준치료법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연구한 결과가 세계를 주도하는 치료법으로 인정받아가는 기쁨을 누리는 것도 잠깐. 대한민국은 그를 마치 부도덕한 의사인 것처럼 낙인을 찍었다. 그가 환자 치료에 사용한 인터페론 감마와 검사법이 요양급여기준을 초과했고, 그 비용을 환자에게 부담시켰다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그는 2003년 9억원 환수, 업무정지 1년 처분을 받았다. 현지조사를 받게 된 사유도 황당했다. 동네의원에서 아토피만 전문으로 진료하자 복지부가 수상하게 여긴 것이다. 인퍼페론 감마를 사용한 의학적 근거를 제시했지만 통하지 않았고, 그후 7년 동안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다. 진료비가 가압류되면서 집안은 풍비박산 났다. 구정고등학교에 다니던 큰 딸의 급식비조차 대지 못할 지경이었다고 한다. 노 원장은 "개교 이래 급식비를 내지 못한 건 우리 딸 밖에 없었다는 게 담임선생님의 말씀이었다고 한다"면서 "지금이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 땐 정말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거나 앞서 가면 절대 안된다는 걸 그 때 알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외국 학회에서는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가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학문적 성과를 발표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했다. 노건웅 원장은 행정처분 이후 몇 년간 그야말로 바닥인생을 살았지만 다시 일어섰다. 노 원장은 2009년 인터페론 감마를 이용해 쇼크성 식품알레르기 치료에 성공한 논문을 'Journal of interferon&cytokine research'에 발표하고, 지난해 식품알레르기를 보다 세분화한 진단과 치료법을 내놓으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노 원장은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영국 Kings college의 저명한 식품영양학자인 Victor Preedy와 함께 아토피 피부염의 식품알레르기를 효과적으로 진단 치료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정립한 서적을 오는 11월 발간할 예정이다. 외국에서는 저명한 아토피 피부염 학자로 통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설 자리가 없는 현실. 더구나 내일 당장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르는 의원. 그러면서도 1년에 2천만~3천만원이 들어가는 연구에 목숨을 거는 게 노건웅 원장이다. 왜일까? 그는 "우리 큰 딸이 지금 건국대 생명과학부에 다니는데 약속한 게 있다"면서 "비록 지금은 해줄 게 없지만 나중에 의대에 진학하면 아버지 이름을 교과서에서 볼 수 있게 해 주겠다고. 그거 하나보고 산다"며 웃었다. "사실 내 목에 칼이 들어와 있고, 사는 게 너무 힘들다. 하지만 심한 아토피로 고생하다 찾아온 환자들이 인생의 행복을 찾는 모습을 바라보며, 새벽에 논문 쓰는 게 너무 행복하다. 왜냐면 의학 역사를 한줄씩 써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버티는 이유다.
2011-07-06 06:30:10병·의원

여수전남병원, 이마트와 사랑나눔 봉사활동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 여수전남병원이 이마트 전남 여수점과 함께 지역주민을 위한 '사랑 나눔의 동행'봉사활동을 실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나눔행사에서 여수전남병원(원장 정종길)은 노인을 대상으로 혈압체크, 당뇨검사 등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이어 여수이마트 '사랑마차' 봉사팀이 직접 요리한 자장면 400그릇을 마을 주민들에게 제공했다. 병원 측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마트, 여수전남병원과 함께 매월 한번 이상 나눔의 자리를 마련하는 등 나눔행사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2011-03-13 11:20:37병·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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